서울 강남 대치동의 상징인 은마아파트에서 정말 가슴 먹먹한 화재 사고가 터졌어. 이제 막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의사 선생님 되겠다는 원대한 꿈을 키우던 17살 학생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거든. 더 마음 아픈 포인트는 공부에 전념하려고 이 동네로 이사 온 지 딱 5일 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거야. 새벽 6시쯤 갑자기 시작된 불길 때문에 엄마랑 동생은 겨우 빠져나왔지만, 큰딸은 베란다 근처에서 차가운 숨을 거둔 채 발견됐대. 새벽같이 출근해서 화를 면했던 아빠가 돌아와 마주했을 상황은 상상조차 안 갈 정도로 비극적이야.
사고 내용을 좀 더 파헤쳐보면 진짜 노답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와. 1979년에 완공된 낡은 아파트라 소방 시스템이 완전 구멍이었더라고. 일단 불길을 잡아줄 스프링클러가 단 한 개도 없었어. 옛날 법 기준으로 지어진 구축이라 설치 의무가 없었다는데, 법의 사각지대에서 이런 사고가 예견되어 있었던 셈이지. 게다가 고질적인 주차난 때문에 소방차가 진입하는 길도 꽉 막혔고, 화재경보기도 제대로 안 울려서 이웃들은 집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서야 불난 걸 알았을 정도래.
수십 년 동안 재건축 논의만 지지부진하게 반복되면서 정작 살고 있는 사람들의 안전은 완전히 뒷전이었던 게 아닐까 싶어 씁쓸하네. 2030년에나 새 아파트가 들어온다는데, 그 긴 시간 동안 이런 위험한 환경에서 버텨야 한다는 게 진짜 말이 안 돼. 원대한 꿈을 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너무 일찍 하늘나라로 가버린 학생의 소식에 다들 한마음으로 명복을 빌고 있어. 부디 하늘에서는 공부 걱정 없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