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000 넘긴 지 하루 만에 6300까지 시원하게 뚫어버리면서 아주 기세가 등등해. 근데 정작 개미들 사이에서는 곡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지. 지수는 불타오르는데 내 계좌는 왜 이 모양인지 궁금해서 열어봤다가 차가운 현실에 뒷목 잡는 애들 천지일 거야. 이유를 파헤쳐 보니 삼성전자랑 SK하이닉스 이 두 괴물 형님들이 지수를 거의 혼자서 하드캐리하고 있더라고. 둘이서 올린 지수 포인트가 전체 상승분보다 더 많다는 건, 사실상 얘네 둘 빼면 나머지 주식들은 다 같이 손잡고 지옥 가고 있었다는 소리나 다름없어.
삼성전자는 이번에 주가가 7% 넘게 폭등하면서 시가총액 1조 달러 시대를 드디어 열었어. 한국 기업 중에는 당연히 최초고 전 세계에서도 딱 13군데밖에 없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운 거지. 하이닉스도 형님 따라 8% 가까이 오르면서 52주 신고가 새로 쓰고 아주 잔칫집 분위기야. 반도체 투톱이 이렇게 미친 듯이 질주하니까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매일 갈아치우며 룰루랄라인데, 정작 시장 전체를 보면 하락한 종목이 상승한 종목보다 3배 가까이 많아. 내 종목만 안 오르는 게 아니라 그냥 국장 자체가 지독한 편식을 하고 있는 셈이지.
코스닥 쪽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아. 그나마 삼천당제약이 유럽이랑 잭팟 계약 터뜨리면서 상한가 박고 체면치레는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반도체 없으면 명함도 못 내미는 분위기야. 전문가들도 특정 업종에 너무 쏠리는 거 아니냐며 슬슬 경고등을 켜고 있더라고. 지수는 축제인데 내 잔고는 녹아내리는 기이한 현상 때문에 자괴감 느낄 필요는 없어. 지금 국장은 그냥 반도체 기차 탄 사람들만 웃는 살벌한 서바이벌 게임이니까. 소외감 느낀다고 무지성으로 올라타다가 고점에 물리지 말고 다들 정신줄 꽉 붙잡고 매매하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