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삼일절 연휴에 일본행 비행기 타는 사람이 역대급으로 많아서 또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이야. 공항은 이미 출국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고 예약은 진작에 끝났대. 어떤 직장인은 엔저 때문에 가성비 따지면 일본만 한 곳이 없다면서 조용히 다녀오겠다고 하더라. SNS에 사진 안 올리고 오프라인으로만 즐기면 문제없다는 논리인데, 역사 공부는 충분히 했지만 여행은 실용적인 선택이라는 입장이지.
사실 이건 매년 돌아오는 명절 떡밥 같은 건데, 독립운동 기념일에 일본 가는 게 적절하냐를 두고 의견이 확 갈려. 한쪽에서는 “역사와 문화 관광은 별개고 실용적인 선택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반대쪽에서는 “그래도 그날의 의미를 생각하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며 제주도로 목적지를 바꾸기도 해. 일식 먹는 거나 일본 노래 듣는 거랑 뭐가 다르냐는 반박도 나오면서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키보드 전쟁터가 됐어.
데이터로 보면 이미 대세는 여행 쪽으로 기운 것 같아. 작년 한 해 동안 일본 간 한국인이 900만 명을 넘겨서 역대 최고치를 찍었거든. 극장가도 귀멸의 칼날이나 체인소 맨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상위권을 싹쓸이하는 걸 보면 반일 분위기도 예전처럼 서슬 퍼런 느낌은 아니야.
사회학 전문가들은 요즘 세대가 과거사라는 무거운 주제와 개인의 취향을 확실히 구분해서 인식한다고 분석하고 있어. 실용적인 관점에서 일본이 매력적이라 가는 거지, 이걸 두고 역사의식이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건 낡은 사고방식일 수 있다는 소리야. 결국 역사 기억하기와 여행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건데, 이 미묘한 눈치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모양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