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서 역대급 코미디를 찍어버렸네. 체납자들한테서 기껏 야무지게 압류해 놓은 코인 69억 원어치를 사진 한 장 때문에 통째로 기부한 꼴이 됐어. 사건 경위를 보면 진짜 기가 막히는데, 압류 성공했다고 자랑스럽게 보도자료를 뿌리면서 같이 보낸 고해상도 사진이 화근이었던 거야. 그 사진 속에 콜드월렛의 마스터키나 다름없는 “니모닉 코드”가 그대로 담겨 있었대.
코인 좀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니모닉 노출은 그냥 내 지갑 비밀번호를 전 세계 사람들한테 공유한 거랑 똑같잖아. 아니나 다를까 고화질 사진이 뜨자마자 누군가 빛의 속도로 480만 달러를 싹 털어갔어. 뒤늦게 국세청이 식겁해서 경찰 본청 사이버테러대응과에 수사 의뢰를 했다는데, 이미 털린 코인이 믹싱 서비스 거쳐서 어디로 흩어졌을지 알 길이 막막한 상황이야.
이게 더 어이없는 건 국세청만 이런 게 아니라는 거지. 얼마 전엔 광주지검에서도 압수물로 보관하던 비트코인을 분실해서 시끄러웠고, 강남경찰서도 압수해서 보관하던 코인이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어. 공공기관들 가상자산 관리 수준이 이 정도면 그냥 동네 구멍가게보다 못한 수준 아니냐고. 징수할 땐 칼 같은 분들이 정작 본인들 안방 문단속은 이렇게 허술하게 해서야 되겠어.
경찰은 지금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랑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탈취자를 쫓고는 있지만, 솔직히 회수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봐. 세금 안 내는 사람들 잡겠다고 코인 압수해 놓고 정작 본인들 보안 지식은 석기시대에 멈춰 있는 것 같아서 참 씁쓸하네. 앞으로 보안 교육 제대로 안 하면 조만간 또 어디선가 세금 증발했다는 소리 들릴까 봐 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