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만원 태워서 장만한 뜨끈뜨끈한 신상 노트북이 박스를 까보니 웬 꼬질꼬질한 헌 패딩으로 변해있는 연금술 실화냐. 택배 상자 테이프 뜯긴 흔적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내용물 확인하고 진짜 뒷목 잡았을 듯해. 노트북 대신 웬 누군가 한참 입은 것 같은 검은색 패딩이 들어있으니 황당함 그 자체지.
근데 이 빌런 택배기사가 진짜 대담한 게 훔친 노트북을 그날 저녁에 바로 중고거래 플랫폼에 150만원 급매로 올려버렸어. 피해자가 혹시나 해서 뒤져보다가 자기 거랑 똑같은 사양의 미개봉 제품을 발견했는데 심지어 동네 매물이었던 거야. 직장 동료가 구매자인 척 연락처를 따냈더니 아니나 다를까 배달 왔던 기사님 번호랑 일치하는 레전드 상황이 발생했지.
처음엔 나 모르는 일이라며 오리발 오지게 내밀고 잡아떼더니 경찰 조사 들어가니까 그제야 애 키우기 힘들어서 그랬다는 전형적인 감성팔이 스킬을 시전하더라고. 형편 어렵다면서 남의 비싼 노트북은 잘만 훔치는 능지 수준 무엇인가 싶다. 결국 업무상 횡령으로 벌금 70만원 약식명령 떨어지고 일자리에서도 광속으로 짤렸대.
피해자는 우여곡절 끝에 노트북 비용은 환불받았지만 범인이 자기 집 주소를 뻔히 알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소름 돋아서 결국 정든 집 버리고 이사까지 갔다고 해. 남의 소중한 물건 슬쩍해서 창조경제 실현하려다 본인 인생만 제대로 꼬여버린 자업자득 엔딩인데 엄한 사람 이사비 쓰게 만든 건 진짜 민폐 그 자체다. 이런 빌런들은 제발 사회에서 영구 격리 좀 시켜줬으면 좋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