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3월 4일 새벽, 서울 홍제동의 한 주택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았어. 소방대원들이 출동해서 집주인이랑 세입자들을 무사히 대피시켰는데, 갑자기 집주인이 “우리 아들이 아직 안에 있다”며 제발 구해달라고 울부짖는 거야. 소방관들은 그 간절한 말을 믿고 뜨거운 화염 속으로 다시 몸을 던졌어.
집안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들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어. 열기와 유독가스 때문에 숨도 제대로 못 쉬는 지옥 같은 상황이었지만, 소방관들은 끝까지 수색을 멈추지 않았지. 그러다 대원들이 건물 보일러실까지 확인하고 나오려는 찰나, 굉음과 함께 건물이 순식간에 폭삭 무너져 내리면서 소방관 6명이 그대로 매몰되는 비극이 벌어지고 말았어.
그런데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 정말 충격적이고 화가 나. 소방관들이 목숨 걸고 찾던 그 아들이라는 놈은 사실 술 처먹고 엄마랑 싸우다 홧김에 집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었거든. 자기가 불 질러놓고 무서우니까 이미 친척 집으로 튀어버린 상태였던 거지. 존재하지도 않는 사람을 구하려다 소중한 영웅 6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야.
당시 소방관들은 지금처럼 튼튼한 방화복도 없어서 얇은 방수복을 입고 현장에 나갔고, 근무 환경도 말 그대로 개판이었어. 이 참사는 우리 소방 역사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일로 남았지만, 이를 계기로 장비와 처우가 대대적으로 개선되는 전환점이 됐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안전 뒤에는 이분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다는 걸 절대로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