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준 감독이 영화 인생 24년 만에 드디어 사고 제대로 쳤어. 개봉 31일 만에 관객 수 천만 명 찍어버리면서 역대 34번째로 천만 클럽에 이름 올렸거든. 요즘 영화관 분위기 영 아니었는데 2년 만에 터진 기록이라 극장가 심폐소생술 제대로 한 셈이지. 작년에는 천만 영화 구경도 못 해서 다들 시무룩했는데 올해는 시작부터 흥행 기세가 아주 남달라.
내용은 폐위된 단종이 영월 광천골에서 유배 생활하는 이야기인데 이게 그냥 뻔한 사극이 아니야. 유해진이 맡은 촌장 엄흥도랑 박지훈이 연기한 단종이 나이랑 신분 다 까먹고 서로 교감하는 게 관전 포인트라는데, 웃기다가 울리다가 아주 관객들 감정 들었다 놨다 한다고 해. 여기에 유지태랑 전미도까지 연기 차력쇼 보여주니까 사람들이 안 가고 배기겠냐고. 12세 관람가라 명절에 가족들 다 끌고 가기 딱 좋아서 연휴 내내 박스오피스 그냥 씹어 먹었어.
배우들 커리어도 이번에 레전드 찍었지. 유해진은 이번이 벌써 다섯 번째 천만 영화라 이쯤 되면 걸어 다니는 흥행 보증 수표 수준이고, 박지훈은 상업 영화 데뷔하자마자 천만 배우 타이틀 따버리는 괴물 신인 인증했어. 유지태도 배우 생활하면서 첫 천만이라 감회가 남다를걸. 장항준 감독은 한 번도 상상 못 했다며 조심스럽게 소감 말했지만 입꼬리 귀에 걸려 있을 게 눈에 훤해. 사극 천만 영화는 역대 네 번째라는데 “명량”급 속도는 아니어도 “광해”나 “왕의 남자”보다 훨씬 빨리 도달한 거 보면 화력 자체가 무시무시해. 당분간은 이 영화가 극장가 꽉 잡고 있을 것 같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