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앞 지나갈 때마다 전광판 숫자가 내 심박수보다 빠르게 올라가는 걸 목격하고 말았음. 전국 휘발유 평균이 1881원인데 경유는 1900원 찍기 일보 직전임. 특히 서울은 이미 1900원 중반대로 풀악셀 밟으면서 2000원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음. 이쯤 되면 차가 기름을 먹는 건지 내 피땀눈물을 마시는 건지 헷갈릴 지경임.
원인은 중동 쪽 형님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 국제 유가가 아주 그냥 수직 이착륙 중이기 때문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소식까지 들려오니 우리네 지갑은 이미 가루가 되어버렸음. 국제 가격 오르는 건 빛의 속도로 반영하면서 내릴 때는 왜 거북이 걸음인지 세상의 신비함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됨.
정부에서도 기름값 가지고 장난치는 놈들 엄단하겠다고 특별 단속반까지 가동했다는데, 솔직히 오름세 꺾기는 쉽지 않아 보임. 다음 주에도 더 오를 거라는 우울한 예보가 있으니 기름통 비어가는 사람들은 눈치싸움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꽉꽉 채워두길 바람.
이제 진짜 도로 위에 차 끌고 다니면 재벌 소리 들어도 할 말 없을 것 같음. 엑셀 밟을 때마다 천 원짜리 지폐가 배기구로 뿜어져 나가는 환청이 들리는 요즘임. 뚜벅이 생활이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시대가 머지않았으니 자전거 타이어 바람이나 미리 체크해두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듯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