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할 때는 비혼이라고 투명인간 취급하더니, 부모님 병원 셔틀이랑 장보기는 왜 나한테만 다 떠넘기는지 모르겠어. 남동생은 5억 원 땡기고 언니는 2억 원 챙겼다는데, 비혼인 나는 통장에 0원 찍혔거든. 부모님 논리가 기가 막혀. 결혼한 자식한테만 증여하는 게 집안 원칙이라네. 백번 양보해서 돈 안 주는 건 부모님 마음이라고 치자.
근데 왜 몸으로 때우는 효도는 나한테만 풀타임으로 시키냐고. 언니랑 남동생은 애 키우느라 바쁘고 가정이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널널해 보이는 내가 당연히 출동해야 한다는 기적의 논리를 펼치고 있어. 이거 완전 현대판 노예 계약 아니냐. 거절하면 바로 독한 사람 소리 듣고, 서운하다고 한마디 하면 돈 못 받아서 심술부리는 애 취급하니까 진짜 뒷목 잡게 되더라.
본가랑 거리도 30분 차이밖에 안 나는데, 명절에 한바탕 싸우고 손절 직전까지 갔거든. 최근에도 병원 좀 가달라는 연락 와서 거절했더니 부모님이 기가 막힌다는 듯이 전화를 뚝 끊더라고. 내가 무슨 가업 승계한 것도 아니고 무료 콜택시 기사도 아닌데 말이야. 수억 원씩 받아 간 형제들은 입 싹 닫고 나한테 효도 짬처리하는 꼴 보니까 속이 뒤집어져. 이게 과연 정상적인 집구석인지 진짜 의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