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8500만 원 받고 하는 일은 그냥 이사회 나가서 찬성 버튼 클릭 한 번 하는 게 전부인 신의 직장이 실존한다는 소식임.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 같은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 얘긴데, 작년에 이사회 51번 열리는 동안 안건 155건 중에서 반대는 딱 한 표 나왔다고 함. 사실상 경영진이 시키는 대로 네네 하는 거수기 노릇만 야무지게 하는 셈이지.
근데 더 어이가 털리는 건 보수는 매년 쑥쑥 올라서 이제 평균 8539만 원을 찍었다는 거야. 1년 사이에 570만 원이나 올랐음. 이거 시급으로 계산해보면 시간당 20만 원이 넘어가는데, 편의점 알바 몇 주 치 월급을 단 한 시간 만에 벌어가는 수준임. 꿀 빨아도 이렇게 달달하게 빨 수가 없음. 숨만 쉬어도 돈이 복사가 되는 마법의 직업임.
금융당국도 이건 좀 선 넘었다 싶었는지, 이사회 열기 전에 자기들끼리 미리 입 맞추는 사전 간담회 내용까지 싹 다 문서화해서 공개하라고 압박 넣는 중임. 투명하게 다 까발려야 반대 의견 내는 “메기” 같은 형님이 등장할 거란 논리지. 근데 사외이사들은 그러면 소신 발언 못 한다고 벌써부터 밑밥 까는 중이라네.
견제랑 감시하라고 비싼 돈 들여서 앉혀놨더니 사실상 고액 연봉 받는 거수기 응원단장이 되어버린 현실이 참 씁쓸함. 1년에 고작 400시간 정도 일하고 대기업 과장급 연봉 챙겨가는 거 보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거나 아니면 진짜 역대급 인맥왕들인 듯함. 우리도 다음 생엔 꼭 저런 찬성 봇으로 태어나서 통장 잔고 빵빵하게 채우는 갓생 살아보자고. 역시 자본주의의 맛은 쓰디쓴 게 아니라 아주 달콤한 법이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