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야구 보다가 혈압 올라서 뒷목 잡을 뻔했어. 처음엔 1회초부터 3점 딱 뽑으면서 기세 좋게 시작했거든. 이때까지만 해도 오 이번엔 좀 다른가 싶어서 가슴이 웅장해졌는데 역시 한일전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더라.
상대 팀 라인업 보니까 오타니 쇼헤이에 스즈키 세이야, 요시다 마사타카까지 이름만 들어도 후덜덜한 메이저리그 몬스터들이 즐비한데 얘들이 홈런을 무슨 공장 가동하듯이 4방이나 꽂아버리더라고. 3회에 순식간에 3-5로 뒤집힐 때 아 역시 세상은 넓고 괴물은 많구나 싶으면서 슬슬 불안함이 엄습했지.
그래도 4회초에 다저스 간 김혜성이 동점 투런포 시원하게 쏘아 올리면서 5-5 만드는 거 보고 다시 희망 회로 풀가동했어. 7회초까지 팽팽하게 버티길래 도쿄돔의 기적이라도 일어나나 내심 기대하면서 손에 땀을 쥐고 응원했거든. 근데 7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밀어내기 볼넷 허용하고 요시다한테 적시타까지 얻어맞으면서 승부의 추가 확 기울어버렸네.
결국 6-8로 아쉽게 역전패당했는데 졌잘싸라고 하기엔 결과가 너무 쓰리다. 도쿄돔 엔딩은 왜 항상 이렇게 고구마 먹은 것처럼 답답한지 모르겠어. 7회까지만 해도 해볼 만하다 싶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지는 거 보고 멘탈 바사삭 됐지 뭐야.
이제 조별리그 1승 1패라 내일 정오에 열리는 대만전은 무조건 잡아야 하는 벼랑 끝 승부잖아. 여기서 지면 진짜 짐 싸야 하니까 우리 선수들 멘탈 털리지 말고 정신 바짝 차려서 화끈하게 방망이 좀 휘둘러줬으면 좋겠어. 일본 야구 벽이 높긴 높지만 다음에 만날 땐 이 갈고 나와서 매운맛 제대로 보여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