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딩들 입학 가방이 80만 원이라니 진짜 실화냐. 아빠는 당근마켓에서 만 원짜리 코트 득템하려고 키워드 알람 맞춰두는데 정작 애 가방은 백화점 1층 명품관에서 풀세팅하는 게 요즘 국룰인가 봐.
이게 다 애가 귀하니까 온 가족 지갑이 한 명한테 몰빵되는 이른바 텐포켓 현상 때문이라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에 이모 삼촌까지 조카 하나 연예인 만들어주려고 지갑을 아주 탈탈 털고 있대. 한 명뿐인 귀한 자식 기죽이기 싫다는 명목하에 온 집안 돈이 애 하나한테 수렴하는 중이지.
웃픈 건 부모들 영수증이야. 본인들 옷이나 신발은 중고나라에서 미개봉 새 상품만 골라보며 “쿨거래 원해요”를 외치고 있는데, 애들 가방은 품절될까 봐 새벽부터 오픈런까지 뛰는 게 현실이지. 시장 규모는 떡상하는데 정작 애들 숫자는 줄어들고 있으니 기형적이라는 말이 딱 어울려. 예전에는 10만 원이면 충분했던 책가방이 어느새 80만 원 명품 라인까지 주력이 됐다니 참 격세지감 느껴진다.
결국 애 기죽이기 싫다는 부모 마음이랑 남들 시선 의식하는 허영심이 섞여서 이런 씁쓸한 자화상이 만들어진 것 같아. 80만 원짜리 가방 메고 등교하는 초등학생 어깨가 무거운 건 교과서 무게 때문이 아니라 어른들이 얹어준 허영의 무게가 아닐까 싶어. 내 코트는 중고지만 내 자식 가방은 명품이어야 한다는 이 모순적인 상황에서 오는 현타가 아주 제대로네. 정작 아이들은 가방 가격보다 친구랑 뛰어노는 게 더 좋을 텐데 어른들이 판을 너무 키우는 느낌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