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판 가격이 기어코 7천 원 선을 넘어버렸어. 한 달 전만 해도 6천 원대에서 노는 것 같더니 이제는 아주 자비가 없네. 1년 전이랑 비교하면 거의 16퍼센트나 올랐다는데, 특히 자취생들이 자주 사는 10개짜리 팩은 상승률이 20퍼센트를 넘어가서 장바구니 담기가 무서울 지경이야. 축산물 가격 전반이 오름세라 삼겹살에 소고기도 부담스러운데 계란까지 이러면 진짜 답이 없지.
이게 다 조류인플루엔자라는 “빌런”이 몇 달째 기승을 부려서 그런 거래. 살처분된 닭만 벌써 1천만 마리에 육박한다는데, 이건 작년보다 두 배나 많은 수치라 닭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내 지갑 사정도 참 미안해지는 상황이지. 닭 사육 마릿수가 팍 줄어드니 계란 생산량도 당연히 뚝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 생산량이 줄어드니 산지 가격도 13퍼센트나 더 오를 거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정부에서 급하게 미국산 신선란까지 수입해서 수혈해봤지만 가격은 내려갈 기미가 전혀 안 보이고 오히려 비웃듯이 더 오르고 있어. 심지어 일부 농가에서는 유통 상인한테 “웃돈”까지 요구하고 있다니까 아주 첩첩산중이야. 이제 집에서 계란후라이 하나 부쳐 먹으려면 손이 부들부들 떨릴 판이고, 단백질 보충하려는 헬창들 근손실 오겠다고 울부짖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아.
조만간 계란 한 알이 비트코인 뺨치는 귀한 몸이 될지도 모르니까 냉장고에 남은 계란 있으면 금이야 옥이야 아껴서 먹어야 해. 5월 말까지 뭐라도 제도 개선안을 만든다고는 하는데, 당분간은 닭이랑 내외하면서 지내야 할 것 같아.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이 퍽퍽한 세상에서 국민 반찬인 계란마저 등을 돌리다니 정말 너무한 거 아니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