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215회 로또 결과 보고 배가 너무 아파서 잠이 안 올 지경이다. 전남 영암의 한 복권방에서 수동으로 1등이 무려 두 장이나 나왔는데, 정황상 한 사람이 똑같은 번호를 두 번 적어서 샀을 가능성이 거의 99.9퍼센트라고 하더라. 당첨금이 한 장당 대략 20억이니까, 이 사람은 앉은 자리에서 40억 가까운 돈을 챙기게 된 셈이지. 인생은 역시 한 방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가 보다.
당첨 번호인 13, 15, 19, 21, 44, 45를 어떻게 저렇게 소신 있게 두 번이나 밀어붙였는지 그 담력이랑 운이 진짜 부럽다. 이번에 총 16명이 1등이라는데, 전국 곳곳에서 자동 당첨자가 쏟아지는 와중에 영암 “독천 로또”라는 곳에서만 수동 2장이 터졌으니 여기가 진정한 명당이다 싶네. 당첨금은 1년 안에만 찾아가면 된다는데, 아마 이 주인공은 벌써 농협 본점 가서 대기 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40억이면 세금 좀 떼더라도 서울에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수준인데, 그저 방구석에서 이 기사나 보고 있는 내 처지가 참으로 소박하게 느껴진다. 나도 이제부터는 조상님이 꿈에 나타나기만을 간절히 기도하면서 로또 수동 번호나 미리 연구해봐야겠다. 참고로 2등 보너스 번호는 39번이고, 3등 당첨자만 해도 3천 명이 넘는다는데 나만 빼고 다들 번호 잘 찍는 모양이다.
당첨된 그분은 전생에 최소 거북선 노라도 저었거나 나라 하나 정도는 구했던 게 분명하다. 시샘하면 지는 거라지만 솔직히 이번 판은 부러워서 완패다. 혹시라도 전남 영암 근처 갈 일 있으면 “독천 로또” 성지 순례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로또 종이 뒷면에 이름이랑 주민번호 적을 때 그 손맛이 얼마나 짜릿할지 상상만 해도 입꼬리가 실룩거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