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긁고 도망가는 빌런들은 많아도 이런 유형의 빌런은 또 처음 보네. 전주에 사는 어떤 사람이 앞집 할아버지한테 차 긁었다는 전화를 받았대. 근데 막상 보니까 도장이 살짝 벗겨지긴 했어도 그렇게 심하게 까진 건 아니라서 그냥 쿨하게 봐줬거든? 보험 처리도 안 하고 각박한 세상에 이웃끼리 좋은 마음으로 넘어가려고 한 거지.
근데 여기서 역대급 반전이 터짐.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그냥 가만히 계셨으면 참 훈훈한 미담으로 끝났을 텐데, 긁힌 자리에다 흰색 래커를 아주 정성스럽게 칠해놓으셨음. 선의가 래커로 돌아오는 기적의 논리 실화냐. 차주 입장에선 진짜 머리가 띵하고 어질어질했을 듯. 가려주고 싶어서 그러셨다는데 이게 바로 진정한 의미의 창조 손해 아닐까 싶네.
결국 보험 처리 엔딩으로 가긴 했지만, 할아버지는 진짜 몰라서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주려고 그러신 거래. 사실 법적으로 따지면 이거 명백한 재물손괴죄라 징역이나 벌금까지 갈 수 있는 꽤 무거운 상황이거든. 근데 차주분이 마음이 태평양이라 다음부턴 절대 래커칠 하지 마시라고, 일 더 커지니까 조심하셔야 한다고 좋게 말하고 끝냈다더라.
착한 일 하려다 졸지에 자동차 셀프 커스텀 당할 뻔한 사연인데, 세상엔 참 별의별 일이 다 있는 것 같음. 할아버지의 “K-수리” 실력에 정신이 아득해지지만 그래도 큰 싸움 없이 마무리돼서 다행이긴 함. 앞으론 호의를 베풀 때도 상대방의 수리 본능을 한 번쯤은 의심해봐야 할 것 같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