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유학 시절 썰 푸는데 이건 뭐 거의 실사판 ‘레버넌트’ 급임. 당시 치안이 워낙 헬이라 칼 든 놈 마주치는 건 일상 다반사였고, 통장 잔고 바닥나서 살던 아파트에서 길바닥으로 나앉을 뻔했대. 심지어 연기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영양실조로 쓰러지기까지 했다는데, “애기야 가자” 외치던 형님이 타지에서 굶고 있었다니 진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생존기 그 자체임.
드라마 ‘싸인’ 찍을 때도 광기가 장난 아니었음. 진짜 법의학자 빙의하려고 실제 시신 부검을 50구 넘게 참관하고 현장 검안까지 따라다녔대. 오죽하면 부검 보고 온 날엔 술 한잔 안 마시면 잠을 못 잘 정도였다고 하니 멘탈 하나는 우주 최강급임. 현장의 참혹함을 견디며 배역에 몰입한 썰 들으니 왜 믿고 보는 배우인지 알 것 같음.
요즘 은퇴설 돌면서 얼굴 보기 힘들었는데, 사실 13년 전부터 화가로 전직해서 붓 잡고 있었음. 연기하다 쓰러지고 허리 수술만 네 번에 갑상선 문제까지 겹치면서 몸이 말이 아니었나 봐. 그때 느꼈던 지독한 외로움이랑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으로 달래다가 여기까지 온 거래. 미술관 가서 작품 보다가 본인이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까지 얻었다고 함.
‘편지’, ‘약속’, ‘쩐의 전쟁’ 같은 레전드 작품 남긴 형님이 은퇴는 절대 아니라고 못 박았으니 박신양표 명연기 다시 볼 날 존버하면서 기다리면 될 듯함. 13년 차 화가 짬바 섞인 새로운 연기 스타일로 복귀하면 그게 진짜 관전 포인트가 될 거 같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