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전국민을 상대로 벌어진 역대급 출생의 비밀이 드디어 밝혀졌어. 그 옛날 1박 2일에서 강호동이 양푼이째로 들이키던 전설의 봄동비빔밥 기억하지. 그게 알고 보니 봄동이 아니라 얼갈이배추였다는 거야. 나영석 피셜로는 촬영지 할머니가 “이거 봄동이야”라고 하니까 제작진도 의심 없이 그대로 자막 박고 방송 내보냈대. 시골 할머니의 쿨한 네이밍 센스 덕분에 우리 모두가 15년째 엉뚱한 채소를 빨고 있었던 셈이지.
나영석도 그 맛이 너무 그리워서 봄마다 봄동 사다가 비벼봤는데 도저히 그 맛이 안 나서 연구해 보니까 결국 배추 종자부터 틀려먹었던 거야. 봄동은 겨울 추위 견디느라 옆으로 쩍 벌어진 애들이라 아삭하고 달달한 맛이 강하고, 얼갈이는 좀 더 연하고 수분이 많아서 비빔밥이나 국거리로 쓰기 딱 좋거든. 결국 강호동의 그 찰진 먹방 리액션을 완성한 근본 재료는 사실 얼갈이였던 거지.
근데 뭐 속았다고 기분 나빠할 건 없어. 얼갈이 이 녀석 스펙이 생각보다 짱짱하거든. 100g에 겨우 11칼로리라 다이어터들한테는 거의 축복이나 다름없고, 식이섬유랑 미네랄도 풍부해서 몸매 관리할 때 개이득이야. 게다가 위장 건강 지켜주는 설포라판까지 들어있어서 발암물질인 헬리코박터균 활성까지 억제해 준다니까 영양가 하나는 확실하지. 이제라도 정체를 알았으니 오늘부터는 얼갈이 비빔밥으로 근본 있는 식사나 한 번 즐겨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