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주 그냥 주유소들을 빌런 취급하며 전국적으로 조리돌림을 시전 중이다. 매일 가격 많이 올린 주유소 명단을 공개하는데, 이게 알고 보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억울한 사연이 한가득이다. 주로 섬이나 깡촌에 있는 영세한 주유소들이 명단 상위권을 싹쓸이했는데, 여기 사정은 도시랑은 천지 차이다.
도시 주유소는 회전율이 빨라서 며칠이면 기름 다 팔고 새로 떼어오지만, 시골은 한 번 기름 들여오면 다 파는 데 길게는 3개월까지 걸린다. 전쟁 터지기 직전에 리터당 2170원에 비싸게 쟁여놨는데, 갑자기 정부가 최고가격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1800원대에 팔라고 압박을 넣고 있다. 비싸게 사서 싸게 팔라는 건데 이거 완전 창조 손해 아니냐.
안 내리면 세무조사 하겠다거나 과태료 때리겠다고 협박하니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추고 있는데, 내리면 내릴수록 사장님들 지갑에서 생돈이 숭숭 빠져나가는 상황이다. 어떤 사장님은 이번 물량 다 팔면 600만 원이나 손해라며, 작은 동네에서 장사하는 게 무슨 죄냐고 한탄할 정도다.
게다가 대통령까지 SNS에 주유소 신고해달라는 글을 올리니까, 영문 모르는 사람들은 주유소 사장님들을 폭리 취하는 범죄자로 오해하고 있다. 대형 정유사들 손해는 챙겨준다면서 정작 빚더미 앉게 생긴 동네 주유소 사장님들 대책은 1도 없는 게 현실이다. 묻지마 조리돌림 하기 전에 제발 현장 사정 좀 고려해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