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에서 어묵 장사하시는 사장님이 진짜 뒤통수 제대로 세게 맞았어. 작년 10월부터 뻔질나게 드나들던 단골 언니가 있었는데, 올 때마다 어묵을 10개 넘게 폭풍 흡입해서 직원들도 다 알아보는 수준의 찐단골이었거든. 사장님도 단골이니까 매번 반갑게 맞이해주고 믿었을 텐데 이게 웬걸.
근데 알고 보니 이 언니, 어묵계의 연기대상 노려도 될 만큼 치밀했더라고. 며칠 전에도 어묵 13개랑 음료수 2병 야무지게 조지고 1만 5천 원 나왔는데, 계좌이체 했다면서 폰 화면을 슥 보여주는 거야. 근데 직원이 오늘따라 뭔가 쎄한 촉이 왔나 봐. 화면을 자세히 보니까 이게 실시간 송금 완료 화면이 아니라 예전에 진짜로 입금했을 때 찍어둔 스크린샷이었던 거지.
사장님이 너무 황당해서 그동안의 장부랑 입금 내역을 싹 다 뒤져보니까 상황은 더 가관이야. 100번 넘게 와서 먹어놓고 실제로 돈 낸 건 고작 20번 정도뿐이래. 그러니까 나머지 80번은 그냥 캡처 사진 한 장 가지고 돌려막기 하면서 공짜 어묵 파티를 벌인 셈이지. 진짜 뻔뻔함의 극치 아니냐.
결국 이 어묵 빌런은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한테 현장에서 체포됐어. 아무리 단골이라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더니 사장님 마음은 오죽하겠어. 시장 사람들 사이에서도 입소문 다 났을 텐데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어묵 800개 넘게 공짜로 먹었으면 그게 다 어디로 갔겠어. 다 살이랑 죄책감으로 남았겠지. 경찰 조사 중이라니까 인과응보 제대로 받고 콩밥이나 먹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