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하고 기분 좋게 집에 가다가 사고 나면 다 업무의 연장인 줄 알았는데 법원 판결 보니까 세상 참 팍팍하다는 생각이 들어. 작년 겨울에 동료들이랑 저녁 먹고 귀가하던 택배 기사님이 육교에서 떨어져서 안타깝게 돌아가신 일이 있었어. 유족들은 당연히 일하러 갔다가 회식까지 한 거니 산재라고 생각해서 소송을 냈지.
근데 법원 형님들 판단은 완전 칼 같더라고. 이게 회사가 시켜서 간 공식 행사가 아니라 기사님들끼리 친목 도모하려고 “으쌰으쌰” 모인 자발적인 모임이라 업무랑 상관없다는 거야. 관리자가 회식하라고 시킨 적도 없고 장소나 시간 공지도 기사님들이 직접 했다는 점이 컸던 모양이야.
술자리에서 일 얘기 좀 나왔다고 해서 그걸 업무 연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법원 쪽 입장이야. 그냥 같은 일 하는 사람들끼리 모였으니 자연스럽게 나온 관심사일 뿐이지 이게 무슨 업무 노하우 공유하는 공적인 세미나는 아니라는 거지.
유족들은 이 차가운 판결에 불복해서 항소했다는데 다음 재판에선 결과가 뒤집힐 수 있을지 모르겠네. 술 한 잔 마시고 동료애 다지는 것도 법 앞에서는 그저 사적인 친목질로 치부될 수 있다는 게 참 씁쓸해. 법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냉정한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야. 고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