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강북구 한 치과 건물 독서실에 인사성 오지게 밝은 중딩이 하나 있었음. 오며 가며 깍듯하게 인사하니 원장님도 속으로 이놈 참 괜찮네 싶었을 거임. 그러던 어느 날 이 중딩이 눈물 그렁그렁한 채로 치과에 등판함. 알고 보니 부모님 없이 할머니랑 단둘이 사는데 할머니 틀니가 너무 절실했던 거임.
애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자기가 치과 화장실 청소 매일 할 테니까 제발 할머니 틀니 좀 해달라고 읍소하는데 원장님 마음이 안 움직이고 배김? 바로 울컥해서 쿨하게 틀니 제작 들어감. 근데 원장님이 그냥 해주면 애 기죽을까 봐 “세상에 공짜는 없다”며 나중에 너도 의사 돼서 똑같이 베풀어야 한다는 초강력 퀘스트를 던져줌.
그렇게 5년이 흐르고 최근에 그 중딩이 다시 나타났는데 손에는 건강음료 한 상자가 들려 있었음. 근데 이 친구 정체가 무려 명문대 의대생임 ㄷㄷ. 원장님이랑 학생이랑 서로 부둥켜안고 오열했다는데 진짜 영화 한 편 다 봤음. 약속 지키려고 이 악물고 공부해서 의대 간 것도 대단하고 그 싹수를 알아본 원장님 안목도 지림.
요즘 세상 팍팍하다 해도 이런 낭만 닥터들이 있어서 아직 살만한 듯함. 나중에 이 학생도 원장님처럼 누군가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음. 이런 게 진짜 인과응보의 올바른 예시이자 “갓생”의 표본 아닐까 싶음. 기사 읽다가 나도 모르게 코끝 찡해져서 휴지 찾게 만드는 전설적인 실화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