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시간과 가장의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게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님. 7살짜리 자식 새근새근 잠든 얼굴 보면서 흐뭇해하다가도 머릿속에 잔혹한 산수가 스치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는 거지. 이 꼬맹이가 수험생 됐을 때 내 명함이 살아있을지 생각하면 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대한민국 4050 형님들의 진짜 비극은 소득은 정점 찍고 내려오는데 지출은 풀악셀 밟는 시기가 기가 막히게 겹친다는 거임. 통계 보니까 평균 퇴직 연령이 49.3세라는데, 그때가 딱 자식들 입시 전쟁 치르면서 학원비가 브레이크 없이 치솟는 고등학교 시기랑 겹침. 내 노후 자금을 자녀 학원비로 하얗게 불태우는 서늘한 교차점에 서게 되는 셈이지.
이거 전문가들이 보기엔 완전 “자폭 피딩”이나 다름없대. 자식 교육에 올인하느라 내 노후 자금 다 털어 넣는 게 위대한 희생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은 나중에 늙어서 자식한테 역대급 청구서 날리는 민폐 부모 되는 지름길임. 자식한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유산은 은퇴 후에 자식한테 손 안 벌리고 스스로 노후 책임지는 쿨한 부모의 모습이라는 소리임.
결국 교육비랑 노후 준비는 어느 한쪽을 포기하는 게임이 아니라 황금 비율을 찾아야 함. 지금 당장 학원 하나 줄이더라도 내 이름으로 된 연금부터 챙기는 게 “지능 순”임. 복리의 마법은 애들 교육 펀드에만 있는 게 아니라 내 텅장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하거든. 애들은 커가는데 내 통장은 작아지는 이 기괴한 현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냉정해져야 함.
나중에 “사직서”랑 자식 대학 등록금 고지서가 하이파이브 하는 날, 멘붕 오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할 듯. 아이의 찬란한 미래를 응원하는 만큼 내 은퇴 후의 삶도 소중하게 지켜내야 진정한 위너가 될 수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