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아주 정신 못 차리고 우상향 풀악셀 밟는 중이다. 오늘 장중에 1,530원 선을 가볍게 넘기더니 어느새 1,540원 턱밑까지 차올랐다. 이게 무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보는 역대급 수치라 다들 멘탈이 바사삭 부서지는 중이다. 1,536원 찍는 거 보니까 내 통장 잔고가 실시간으로 녹아내리는 기분이라 눈물이 앞을 가린다.
중동에서 전쟁 터진 여파가 생각보다 매워서 원화 가치가 아주 바닥을 뚫고 지하실 구경하러 가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오히려 전날보다 살짝 떨어졌다는데, 이상하게 우리 원화만 혼자서 사서 고생하는 모양새다. 외국인 형님들도 국장에서 주식 3조 원 가까이 내던지고 광속으로 빤스런 중이라 환율 상승세에 휘발유를 들이붓는 꼴이다. 국장이 아니라 탈출 지능 순서대로 나가는 탈출 게임이 된 것 같다.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라는 분은 지금 환율 수준에 큰 의미 안 둔다며 세상 쿨한 척 멘트를 날리셨는데, 그 덕분에 시장은 더 공포에 질려서 원화 약세가 아주 가속 페달을 밟아버렸다. 전문가들은 기름값이 안 잡히면 환율 1,600원 구경하는 건 이제 시간문제라고 입을 모아 경고하고 있다. 1,600원 찍으면 진짜 답도 없는 거 아닌가 싶다.
지금 상황 봐서는 외환당국이 직접 등판해서 멱살 잡고 강제로 끌어내리지 않는 이상, 브레이크 고장 난 8톤 트럭처럼 계속 질주할 기세다. 해외 여행은 이미 물 건너갔고 직구 장바구니에 담아둔 것도 조용히 삭제해야 할 판이다. 지갑 사정 생각하면 벌써부터 뒷목이 당기는데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갈지 감도 안 잡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