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장기기증을 통해 네 명의 목숨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김창민 영화감독의 진짜 사망 원인이 뒤늦게 알려졌어. 당시 기사로는 그냥 별세하신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식당에서 폭행을 당해 돌아가신 거였더라고. 작년 10월쯤 아들이랑 같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 사람들이랑 소음 문제로 시비가 붙으면서 몸싸움이 일어났대. 이때 주먹에 맞고 쓰러지신 뒤로 다시 일어나지 못하신 거지.
유족들 주장에 따르면 사고 현장 바로 근처에 대학병원이 있었는데도 병원 이송까지 한 시간이나 걸렸대. 그 바람에 골든타임을 놓친 게 너무 한스럽고 억울하다는 입장이야. 더 화가 나는 건 수사 과정인데, 경찰이 피의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는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를 없앨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해 버렸어. 결국 가해자들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상태라 유족들의 고통이 더 커지고 있어.
김창민 감독은 영화 “용의자” 소품 담당을 시작으로 “마녀”, “비와 당신의 이야기”, “소방관” 같은 수많은 작품에서 작화팀으로 활약하며 경력을 쌓아온 분이야. 직접 연출한 “그 누구의 딸”이라는 작품으로는 경찰 인권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을 만큼 실력도 대단하셨지. 아들 앞에서 이런 일을 당하셨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고, 마지막까지 장기기증으로 숭고한 생명 나눔을 실천하고 가신 분이라 안타까움이 더 크네. 부디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서 고인의 억울함이 꼭 풀렸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