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멜론 크림빵 먹으려다 난데없이 동남아 정취를 느낀 사람들이 속출했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후기들을 보면 아주 가관이다. 상한 건 아닌 것 같은데 타이어 탄 냄새가 난다느니 하수구 냄새가 역하게 올라온다느니 하는 불만이 쏟아졌다. 심지어 화장실 냄새 같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멜론빵의 정체에 대해 의문이 증폭됐다. 달달한 멜론 향을 기대하고 한 입 베어 물었다가 코를 찌르는 생화학 무기급 공격에 정신이 혼미해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배후에는 어마어마한 빌런이 숨어 있었다. 향료 업체에서 멜론 향료 대신 과일계의 폭탄으로 불리는 두리안 향료를 잘못 보낸 것이다. 공장에서는 그것도 모르고 룰루랄라 빵 반죽에 섞어버렸고 그렇게 생산된 2만 개의 빌런 멜론빵이 전국 편의점으로 퍼져 나갔다. 멜론 향인 줄 알고 샀다가 지옥의 냄새를 경험한 소비자들만 고통받은 셈이다. 호텔이나 대중교통에서도 반입 금지당하는 그 강력한 두리안 냄새가 빵 봉지 안에 압축되어 있었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업체 측은 사태 파악 후 부랴부랴 2만 개 전량 회수하고 환불해 주느라 정신이 없다. 지금은 다행히 정상 제품으로 교체됐다고 하지만 한동안 멜론빵 봉지 뜯을 때 코부터 조심해야 할 판이다. 두리안 성애자라면 오히려 좋아를 외쳤을지도 모르겠지만 평범한 멜론빵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날벼락 같은 사건이었다. 향료 업체 사장님은 앞으로 라벨 확인할 때 눈 크게 뜨고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사고로 2만 명의 코가 고통받았으니 멜론빵 포장지 열 때마다 트라우마 생길까 봐 걱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