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낙동강변 살인사건으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최인철 씨 이야기인데, 35년이 지난 지금도 고문 트라우마 때문에 고생이 심해. 비가 와서 목덜미에 빗방울만 떨어져도 그 옛날 경찰서 취조실에서 물고문당하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대. 그래서 비 오는 날은 무조건 우산이나 우의가 있어야 외출이 가능하고, 샤워할 때도 물이 목에 직접 닿지 않게 엄청 조심하며 지내고 있어.
더 가슴 아픈 건 물고문할 때 경찰들이 고통을 더하려고 물에 와사비를 풀었다는 의심이 든다는 거야. 당시 코와 목으로 들어오던 물에서 알싸한 맛이 느껴졌던 기억 때문에 지금도 회를 먹을 때 와사비 근처에도 못 가고 냄새조차 거부한다고 해. 같이 누명 썼던 장동익 씨도 상황은 비슷해. 감옥에 있는 동안 두 살이었던 딸이 어느덧 20대 성인이 되어버려서 잃어버린 세월에 대한 미안함과 서먹함 때문에 괴로워하며 담배까지 다시 피우게 됐대.
두 사람은 21년 넘는 시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다가 2021년에야 겨우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어. 날짜로 따지면 무려 7,841일이나 되는 정말 긴 세월이야. 최근에는 당시 고문 사실을 모른다고 딱 잡아뗐던 경찰관 5명을 위증 혐의로 고소하면서 여전히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어. 몸에 난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희미해지지만 마음속에 깊게 박힌 흉터는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것 같아서 참 씁쓸하고 먹먹해지는 소식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