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 차에 드디어 전세 탈출하고 내 집 마련하려고 각 잡고 있었는데 시어머니가 갑자기 등판했어. 시아버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시니까 큰 집 정리하고 작은 전셋집으로 옮기면서 남은 돈 2억 원을 보태주시겠대. 여기까지는 오케이 땡큐고 세상 이런 천사 시어머니가 없겠다 싶었는데 여기서 아주 제대로 반전이 터짐.
돈 줄 테니까 대신 집을 공동명의로 하자고 하시네? 2억 보탤 테니 내 지분도 넣어달라는 소리지. 원래는 남편 명의로 깔끔하게 가려고 했거든. 근데 시어머니 이름이 등기부등본에 딱 박힌다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기분이 묘해. 내가 그렇게 못 미더운 건가 싶어서 서운하기도 하고 나중에 집 가지고 감을 놓네 배를 놓네 하면서 사사건건 간섭할 거 생각하면 벌써부터 뒷목 잡히는 기분이야.
이 상황을 보고 전문가들도 편이 확 갈리더라고. 어떤 정신과 의사랑 심리학 교수는 요즘 어르신들이 마지막까지 경제권 쥐고 있어야 대접받는 세상이라며 시어머니 마음을 이해해야 한대. 아들 부부 잘 살라고 도와주는 건데 노후 준비 차원에서 이름 하나 올려두는 게 뭐가 그렇게 서운할 일이냐는 거지. 시어머니 입장에서는 그게 일종의 생존용 안전장치라는 논리야.
근데 변호사 형님 생각은 좀 달라. 공동명의로 하면 그게 돈을 보태주는 거냐고? 그냥 둘이 돈 합쳐서 집 같이 사는 거나 다름없지. 주는 척하면서 지분은 다 챙기겠다는 건데 이걸 과연 증여라고 부를 수 있나 싶다네. 2억이라는 돈이 큰돈인 건 맞지만 공동명의라는 족쇄를 차고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맞는 건지 진짜 머리 터지는 상황이야.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줬다 뺏는 느낌이라 기분 참 거시기하네. 결국 “내 집인 듯 내 집 아닌 내 집 같은” 느낌이라 이거 완전 창조경제 아니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