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형이 우리는 기름 넘쳐나니까 호르무즈 해협 따위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호기롭게 외쳤는데, 사실 알고 보면 이게 다 말장난이나 다름없어. 미국 땅에서 펑펑 솟아나는 셰일 오일은 가벼운 경질유라 휘발유 뽑아내긴 좋은데, 정작 산업이나 물류에 필수적인 디젤이랑 항공유를 만들려면 끈적한 중질유가 꼭 필요하거든. 근데 미국 정유 공장 시설들은 죄다 외국에서 사 오는 중질유를 처리하도록 세팅되어 있어서, 자기네 땅에서 나는 기름만으로는 공장을 제대로 돌릴 수도 없는 실정이지. 한마디로 뷔페에 음식은 많은데 정작 내가 먹고 싶은 고기 반찬은 하나도 없는 셈이야.
진짜 황당한 건 미국 서부 지역 항공유의 85%를 우리나라에서 수입해서 쓴다는 사실이야. 우리나라 정유 기술이 워낙 좋아서 중동에서 중질유 가져다가 항공유로 기깔나게 뽑아내는데,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막혀서 우리가 중동 기름을 못 받으면 미국 비행기들도 줄줄이 결항될 판이지. 트럼프는 대체 뭘 믿고 상관없다고 큰소리치는지 모르겠네. 이미 미국 주유소 기름값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갤런당 4달러를 훌쩍 넘겼고, 캘리포니아 같은 동네는 진작에 5달러 찍으면서 운전자들 뒷목 잡게 만들고 있어.
이게 단순히 차 굴리는 문제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나프타 부족으로 의료용 튜브나 수술용 용기 같은 필수 의료용품 가격까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니까. 전 세계 경제가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여 있는데 “나만 아니면 돼” 라는 식으로 정신 승리해 봤자 현실은 자비가 없지. 기름값 오르면 물가도 줄줄이 소시지처럼 따라 오를 텐데 말이야. 결국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한테도 생명줄이나 다름없는데, 괜히 쿨한 척 외면하다가 전 세계가 다 같이 고통받는 엔딩으로 갈까 봐 심히 걱정되는 부분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