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학교를 안 갔어!”라는 노래로 전국 초등학생들 마음 다 훔쳐갔던 쌍둥이 댄스 듀오 량현량하 시절이 떠오르네. 이 형들이 사실 JYP의 시조새이자 박진영이 처음으로 키운 1호 가수라는 사실. 그때 인기가 폼 미쳐서 박진영이랑 수익을 5대 5로 쿨하게 나눠 가졌는데, 정산금만 해도 20억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고 해.
근데 이 전설적인 돈의 행방이 지금은 묘연해진 상태야. 아버지가 아들들 나중에 장가갈 때 주려고 돈이 입금되는 족족 현금으로 몽땅 인출해서 어딘가에 숨겨두셨거든. 문제는 아버지가 군대 제대한 아들들을 두고 심근경색으로 너무 갑자기 세상을 떠나시는 바람에, 그 거금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르게 됐다는 거야. 어머니조차 위치를 전혀 모르신다니 이건 거의 전래동화급 반전인데 실화라는 게 믿기지가 않아.
아버지가 혹시 유흥으로 다 쓴 거 아니냐는 의심도 있었지만, 생전에 소주만 드시던 분이라 그 큰돈을 술값으로 태우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대. 예전에 박진영이 방배동에 집 사라고 돈 줬을 때도 집 안 사고 통장 숫자만 보며 행복해하셨다는데, 지금 그 자리에 명품 아파트 들어선 거 보면 자다가도 이불킥 할 상황이지만 진짜 가슴이 웅장해지는 허탈함이 느껴질 것 같아.
그래도 김량하는 어딘가에 그 돈이 잠들어 있겠지만 굳이 찾으러 다니고 싶지는 않다며 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자기가 열심히 활동해서 벌었던 걸 세상 사람들이 다 아니까 그거면 충분하다는데, 이 정도면 해탈의 경지에 오른 게 아닐까 싶어. 잃어버린 20억 찾으면 그게 바로 현대판 보물찾기인데, 긍정 회로 돌리며 열심히 사는 모습이 참 대단하면서도 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