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부산 동해선 지하철에서 역대급 인류애 상실 현장이 포착됐음. 평화로운 오후에 갑자기 웬 빌런이 등장해서 열차 안 분위기를 아주 살벌하게 만듦.
임산부석에 위풍당당하게 앉아있던 한 여자가 옆자리에 자기 가방을 상전처럼 떡하니 모셔뒀더라고. 마침 열차에 탄 어떤 아저씨가 앉을 자리가 없으니까 그 가방 좀 치우고 앉아도 되냐고 정중하게 물어봤음. 그런데 여기서 돌아온 답변이 진짜 어이가 가출할 수준임. “여긴 내 가방 자리인데요?”라며 아주 당당하게 좌석 점유권을 주장하며 거부권을 행사함.
당연히 황당했던 아저씨가 “여기는 사람이 앉는 자리지 가방 자리가 아니다”라고 상식적인 말을 하면서 가방을 살짝 옆으로 들어 올렸음. 그러자마자 여자가 갑자기 발작 버튼 눌린 것마냥 급발진해서 일어남. “왜 내 귀한 가방을 건드리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아저씨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기 시작했대.
이게 그냥 홧김에 한두 번 때린 정도가 아니라 무려 세 정거장을 지나가는 내내 멈추지 않고 폭언이랑 싸대기 세례를 이어갔다고 함. 참다못한 주변 승객이 112에 신고하고 역무원까지 출동해서 제발 그만하라고 말렸는데, 이분은 멈출 기미가 전혀 안 보임. 오히려 상황 파악 못 하고 출동한 직원한테까지 찰진 쌍욕을 박으며 광기의 퍼포먼스를 멈추지 않았음.
결국 지켜보다 빡친 승객들이랑 직원들 손에 붙잡혀서 강제로 열차 밖으로 퇴장당하는 참교육 엔딩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됐음. 가방이 무슨 본인 분신이라도 되는 건지, 아니면 가방이 지하철 요금을 2인분이라도 낸 건지 모르겠는데 진짜 세상은 넓고 빌런은 많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함. 가방이 그렇게 소중하면 품에 꼭 안고 타든가 아니면 택시를 부르지 왜 엄한 사람한테 화풀이하면서 민폐를 끼치는지 도무지 이해 불가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