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쌍둥이 임신한 산모가 병원 7군데서 입구 컷 당하고 결국 아기 한 명을 잃었다는 뉴스가 떴어. 구급차 타고 병원마다 사정해도 병상 없고 인공호흡기 없고 무엇보다 의사 없다고 다 까였다는데 이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실화냐 싶지. 알고 보니 그 큰 병원들에 애 받아줄 전문의가 겨우 한두 명뿐이라 이미 수술이 밀려 있으면 새로 오는 환자는 아예 못 받는 상황이었대.
사실 이런 응급실 뺑뺑이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야. 제주도에서 애 낳으려고 부산까지 헬기 타고 날아가고 대구에서 충남 아산까지 원정 가는 일이 수두룩하다나 봐. 특히 고위험 산모나 쌍둥이 분만은 의사부터 마취과까지 최소 15명은 달라붙어야 하는 초고난도 작업인데 이런 풀파티 전력을 갖춘 병원이 전국에 거의 없다는 게 슬픈 팩트야.
의사들이 산부인과를 피하는 이유도 아주 명확해. 잠도 못 자고 일은 빡센데 보상은 적고 혹시라도 사고 터지면 책임은 독박 써야 하니까 젊은 전공의들이 씨가 말랐어. 지금 남은 의사들도 점점 나이 들어서 체력적으로 한계라 밤샘 대기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하니 진짜 답답할 노릇이지.
이걸 해결하려고 전국 병원끼리 직통 전화 뚫어서 빈자리 바로 찾는 핫라인 만들자고 하는데 이것도 아직 권역별 시범 사업 수준이라 갈 길이 멀어 보여. 미국처럼 인큐베이터 실린 전용 구급차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제발 말로만 하지 말고 예산 좀 팍팍 써서 빨리 좀 바꿨으면 좋겠어. 더 이상 시스템이 구멍 나서 소중한 생명이 허망하게 떠나는 일은 없어야 하잖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