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유소 지나갈 때마다 간판에 적힌 숫자 보고 내 시력이 나빠진 줄 알았다니까. 서울은 이미 휘발유 리터당 2000원 선을 가뿐하게 돌파해 버렸어. 기름값이 아주 수직 상승하는 꼬락서니를 보니 이제는 차 끌고 도로 나가는 것 자체가 엄청난 결단이 필요한 사치처럼 느껴지는 게 실화냐. 정부에서 석유 가격 상한제를 3차로 동결하며 억제해 보겠다고는 하지만, 이미 시중 가격은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날뛰고 있어서 큰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아.
진짜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 앞으로 더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게 제일 킹받는 포인트야. 중동 쪽 정세가 워낙 흉흉해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라도 되는 날에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60달러까지 찍을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전망이 나오고 있거든. 그렇게 되면 지금 가격은 선녀로 보일 정도로 폭등할지도 몰라. 기름 넣으러 갔다가 결제 문자 보고 혈압 올라서 뒷목 잡는 게 일상이 될 판이지. 지금도 주유소 들어가기가 겁나서 기름 게이지가 바닥을 칠 때까지 버티는 영혼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해.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에서 사는 서러움을 이렇게 뼈저리게 느낄 줄은 몰랐네. 내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이 지독한 세상에서 기름값마저 이 모양이니 진짜 사는 게 쉽지 않다. 차는 이제 그냥 주차장에 고이 모셔두는 관상용 유물이 되어가는 중이고, 진심으로 자전거를 사거나 튼튼한 두 다리를 믿고 뚜벅이 생활로 복귀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 리터당 2000원 시대라는 이 가혹한 현실이 대체 언제쯤 끝날지 눈앞이 캄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