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36주차면 사실상 출산 카운트다운 들어간 거나 다름없잖아. 근데 자궁 수축 와서 당장 애 나올지도 모르는 일촉즉발 상황에 남편이라는 인간이 보여준 행보가 진짜 기가 막혀서 가져와 봤어. 병원 가서 수축억제제 맞고 의사가 향후 24시간이 제일 위험하니까 무조건 누워만 있으라고 엄중 경고했거든? 심지어 남편도 옆에서 그 소리를 같이 들었으면서도 정신을 못 차린 게 유머지.
근데 이 양반, 아내가 아프다고 하니까 대뜸 한다는 소리가 “너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라네. 여기서부터 이미 인류애가 바닥을 치는데, 결국 만삭 임산부가 첫째를 남편한테 맡기고 꾸역꾸역 혼자 운전해서 병원 다녀왔대. 여기까지도 뒷목 잡을 일인데 진정한 킹받는 포인트는 다음날 아침이야. 눈 뜨자마자 조기축구 가겠다고 짐 챙기면서 아내한테 첫째 좀 보라고 던져놓고 나간 거지.
아내가 어이가 털려서 따지니까 일상에 큰 지장도 없는데 왜 유난이냐며 오히려 면박 주고 축구장으로 런 해버렸어. 이 정도면 거의 축구공이랑 물아일체 된 수준 아니냐? 커뮤니티 민심은 이미 이혼하라고 폭발 직전이야. 조산 위기 아내보다 조기축구회 형님들과의 의리가 더 소중한 진정한 월클 남편의 패기... 진짜 실화인가 싶다.
축구가 그렇게 좋으면 잔디밭에서 텐트 치고 살지 왜 결혼해서 사람 고생시키는지 모를 일이야. 아내분 멘탈 나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해서 마음이 아프네. 이런 인간들이랑 같은 공기 마시고 살아야 한다니 세상 참 험난하다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