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이자 테리우스로 이름을 날렸던 안정환 형님이 이번에 제대로 사고를 쳤더라고. 유튜브 수익금 4억 3600만원을 단 한 푼도 안 남기고 싹 다 기부했다는 소식이야. 이게 말이 4억이지,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평생 구경도 못 할 돈을 그냥 턱 하니 내놓은 거잖아.
처음에 유튜브 시작할 때는 본인이 가진 축구 꿀팁이나 전수해주려는 가벼운 재능 기부 목적이었는데, 막상 판을 벌여보니 형편 어려운 애들이 자꾸 눈에 밟혔나 봐. 유퀴즈 나와서 하는 말 들어보니 축구라는 운동이 장비며 훈련비며 돈이 무지막지하게 들어가는 스포츠라더라고. 본인도 어릴 때 빵 하나로 끼니 때우며 힘들게 운동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후배들 고생하는 꼴을 도저히 못 보겠다며 여기까지 왔대.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게, 예능에서 허허실실 웃으면서 구박받는 아재 이미지로 나오길래 잠깐 잊고 있었지만 역시 월클 근본은 어디 안 가나 봐. 지금까지 5년 동안 꾸준히 채널 운영하면서 모은 건데, 최종 목표는 깔끔하게 5억 채우는 거래. 요즘 경기가 워낙 팍팍해서 수익 뽑아내는 게 예전만큼 쉽지 않다며 투덜거리는 모습이 왠지 짠하면서도 존경스러웠어.
반지 키스 날리던 리즈 시절 미모는 조금 변했을지 몰라도, 그라운드를 누비던 야생마 같은 인성은 갈수록 더 빛이 나는 것 같아. 예능에서 티격태격해도 속은 누구보다 뜨거운 우리 안느, 5억 찍고 기부왕 등극하는 그날까지 응원 한 사발 제대로 갈겨줘야겠다. 이런 형들이 많아져야 세상 살맛 나는 거 아니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