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수술을 받고 나서 갑자기 상태가 나빠진 4살 아이가 응급실 여러 곳에서 수용을 거부당하다 결국 세상을 떠난 사건이 있었어. 일명 “응급실 뺑뺑이” 사건으로 알려진 고 김동희 군의 이야기인데, 이번에 민사 재판에서 병원들이 4억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어.
원래 형사 재판에서는 의료진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었거든. 유족들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이었을 텐데, 이번 민사 재판부는 병원들의 책임을 인정했어. 응급환자를 거부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거지. 재판부는 청구된 금액의 70% 정도인 약 4억 원을 배상하라는 결정을 내렸어.
2019년 당시에 동희는 수술 후 출혈 증상이 나타나서 급하게 119 구급차에 실려 갔지만, 상급 병원들이 환자를 받아주지 않아서 결국 20km나 떨어진 곳까지 가야만 했어. 그 과정에서 골든타임을 놓치고 수개월 동안 치료를 받다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지.
이번 판결은 형사상 무죄와는 별개로 응급실 수용 거부 문제에 대해 병원의 민사적 책임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 의료진의 부주의나 시스템의 부재로 어린 생명이 희생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할 텐데, 법적인 배상만으로는 유족들의 슬픔이 다 씻기지는 않겠지. 병원이 형사에서는 법망을 피해갔을지 몰라도, 민사 판결을 통해서라도 최소한의 정의가 구현된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야. 앞으로는 이런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서 제대로 된 치료를 못 받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