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됐다가 몸 아프다고 보석으로 풀려난 전광훈 목사가 드디어 광화문 아스팔트 위에 다시 떴다. 이번엔 영상 편지 아니고 실물 영접이다. 무대 올라가서 마이크 잡자마자 대한민국 이미 망했다며 일갈을 날리는데, 북한에 나라 넘겨주면 안 된다고 20년 동안 광화문 고인물로 활동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보통이 아니더라. 행진 일정이 있어서 3분만 짧게 털고 내려갔지만 존재감만큼은 여전했어.
사실 이번에 풀려난 이유가 좀 묘하다. 당뇨랑 비뇨기과 질환 때문에 혼자 소변도 못 보는 중환자라고 호소해서 법원이 치료 목적으로 풀어준 거거든. 재판 출석하면서도 “이런 중환자를 어떻게 두 달 반이나 구치소에 가둘 수 있냐”며 취재진 앞에서 분노의 포효를 내질렀는데, 막상 집회 무대에서는 아주 짱짱하게 목소리 높이는 거 보면 신앙의 힘인지 뭔지 기적의 회복력이 따로 없다.
작년에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침입해서 집기 부수고 경찰이랑 격하게 부딪혔던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서 들어갔던 건데, 검찰은 전 목사가 반국가세력 처단하자고 신도들을 부추긴 게 결정적이라고 보고 있어. 다행인지 뭔지 이번 보석 조건에 집회 금지 조항은 없어서 나오자마자 바로 필드로 복귀해서 존재감을 과시한 셈이다.
여기에 한국사 1타 강사였던 전한길도 깜짝 등장해서 현장 분위기 제대로 묘해졌다. 이분도 이재명 대통령이랑 이준석 대표 명예훼손 했다고 영장 청구됐다가 기각된 지 이틀 만에 얼굴 비춘 건데, 아주 그냥 광화문이 억울한 영혼들의 정모 성지가 된 모양새다. 본인 피셜로 몸이 아주 안 좋다고 해서 나온 거니까 화장실 자주 가면서 건강 챙기고 재판도 꼬박꼬박 잘 나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