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도대체 이해가 안 가네. 1시간 동안 무려 75번이나 싫다고, 아프다고, 안 된다고 명확하게 의사 표현을 했는데도 가해자가 무죄 판결을 받았대. 이게 무슨 소리냐면, 피해자가 거절한 게 녹음 파일에도 아주 생생하게 다 남아 있거든. 그런데 법원 판단이 진짜 기가 막혀. 피고인이 피해자의 속마음을 정확히 몰랐을 수도 있고, 폭행이나 협박이 저항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거야. 소위 말하는 ‘최협의설’이라는 곰팡이 핀 옛날 논리를 그대로 가져다 쓴 거지.
검찰마저 상고를 포기하면서 판결이 최종 확정돼버리니까, 결국 여성단체들이랑 피해자가 헌법재판소로 달려가서 재판소원을 냈어. 성적 자기결정권이 법적으로 인정된 지가 35년이 넘었는데 사법부 시계만 구석기 시대에 멈춰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중이야. 피해자 대리인 변호사 말 들어보니까, 피해자는 1시간 동안 본인이 할 수 있는 모든 거절을 다했는데 법은 ‘죽을힘을 다해 저항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피해자 탓을 하는 꼴이라며 분통을 터뜨리더라고.
피해자가 직접 쓴 글도 공개됐는데, 사건 그 자체보다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법원의 판결문을 보고 더 큰 절망에 빠졌대. 가해자가 거부 의사를 몰랐던 게 아니라 그냥 무시한 건데, 법원이 ‘오해’ 운운하면서 가해자한테 면죄부를 준 거니까. 헌재가 이 사건을 제대로 살펴서 어느 재판부를 만나느냐에 따라 피해자의 운명이 복불복으로 갈리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진짜 고구마 수천 개를 한꺼번에 먹은 것처럼 가슴 답답해지는 소식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