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월급명세서 열어보고 뒷목 잡은 사람들 수두룩할 듯해. 건강보험료 사후 정산이라는 명목으로 무려 1035만 명의 통장이 아주 깔끔하게 텅장이 되어버렸거든. 1인당 평균 21만 원 넘게 더 뜯어갔다는데, 안 그래도 고물가 시대에 월급은 쥐꼬리만큼 오르고 건보료는 굶주린 사자처럼 달려드니 아주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지.
왜 매년 이 짓을 반복하나 했더니, 회사들이 행정 업무 귀찮다고 직원 월급 오를 때마다 바로 신고를 안 하고 1년에 한 번 몰아서 신고하는 관행 때문이라네. 건보공단은 “우리는 잘못 없어, 회사들이 게으른 거야”라며 책임 회피 스킬을 시전 중이고, 전문가들은 전산 시스템이 도대체 어느 구석기 시대에 멈춰 있길래 실시간 연동도 못 하냐며 시원하게 팩폭을 날리고 있어.
한편으론 보수가 줄어서 평균 11만 원 정도 돌려받는 355만 명도 있다는데, 이건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참 미묘한 상황이지. 월급 깎여서 건보료 돌려받는 게 과연 이득일까 싶기도 하지만, 결국 소중한 내 월급만 공중분해 되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네.
4월은 꽃구경 가는 달이 아니라 건보료에 지갑이 찢기는 잔인한 달인 게 확실해졌어. 내 통장은 그저 건보료가 잠시 머물다 가는 정거장일 뿐인가 봐. 행정 편의주의 때문에 국민들만 매년 봄마다 가슴앓이 해야 하는 이 시스템, 정말 실시간으로 안 바꾸고 뭐 하는지 모르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