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니가 이번에 벤치에서 시작했더라고. 7일에 멕시코 톨루카에서 열리는 북중미 챔피언스컵 4강 2차전 원정 준비하느라 에너자이저 모드 잠시 꺼두고 체력 안배 좀 시켜준 모양이야. 거기가 해발 2600미터가 넘는 고지대라 숨 쉬기도 힘든 헬코스거든. 미리미리 비축 안 해두면 경기 뛰다 실신각이라 어쩔 수 없었지. 근데 쏘니가 빠지니까 팀 꼬락서니가 영 아니더라. 전반 7분 만에 선제골 털리고 빌빌대더니, 후반에는 추가골까지 조공하면서 0대2로 끌려가는 처참한 상황이 연출됐어.
결국 감독이 이건 아니다 싶었는지 후반에 쏘니를 긴급 투입했지. 역시 클래스는 영원하다고, 들어오자마자 분위기 싹 바꾸더라. 후반 37분에 쏘니가 공 몰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저돌적으로 침투하더니 드니 부앙가한테 기가 막힌 택배 패스를 찔러줬어. 부앙가가 각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우격다짐으로 골망을 찢어버리면서 드디어 추격의 불씨를 살렸지. 이게 쏘니의 정규 리그 7호이자 시즌 공식전 15호 도움이야. 발끝 감각 하나는 진짜 국보급이라니까.
막판까지 동점 만들려고 맹공 퍼붓다가 추가시간 9분 다 지나고나서야 드라마 같은 일이 일어났어. 상대 골키퍼 눕방 때문에 보너스 타임 더 준 상황에서 마지막 코너킥이 올라왔고, 문전 혼전 중에 홀링스헤드가 극장골을 꽂아넣으면서 2대2로 겨우 비겼네. 리그 마수걸이 골이 안 터진 건 좀 아쉽지만, 챔스에서 이미 두 골 넣었으니 조만간 리그에서도 골 폭풍 몰아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음. 다음 경기는 진짜 골 하나 넣고 찰칵 세레머니 하는 모습 보고 싶다. 쏘니 화이팅. 멕시코 가서도 다치지 말고 날아다니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