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다가 갑자기 웬 하얀 줄에 턱 걸려서 넘어졌는데 그게 알고 보니 두개골 골절이라는 엄청난 사고로 이어졌어. 경기도 포천의 한 사거리에서 발생한 일인데, 초등학생 아이가 신호등 건너려고 신나게 뛰어가다가 1미터 정도 높이에 낮게 설치된 현수막 고정 끈을 미처 못 본 거야. 끈이 워낙 가늘고 하얀색이라 배경이랑 섞이면 진짜 눈에 안 띄거든. 결국 아이가 그대로 걸려 넘어져서 기절까지 했고 병원 검사 결과 머리뼈가 부러졌다는 판정을 받았대.
이게 다 지방선거 앞두고 여기저기서 현수막을 무분별하게 내걸어서 생긴 문제야. 원래 현수막 설치할 때는 엄격한 규정이 있어. 현수막 아랫부분은 지면에서 최소 2.5미터 이상 떠 있어야 하고, 끈이 가장 낮게 내려온 부분도 2미터는 넘어야 사람들이 안전하게 지나다닐 수 있거든. 근데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곳에만 집중하다 보니 어린이보호구역이나 소방시설 주변처럼 설치하면 안 되는 곳에 막무가내로 걸어두는 경우가 허다해.
통계를 보니까 올해 1분기에만 법 위반으로 철거된 현수막이 거의 3만 개에 달하고, 설치 장소 위반은 작년보다 40퍼센트 가까이 급증했다고 하더라고. 상황이 이 지경까지 오니까 행정안전부에서도 부랴부랴 선거 전날까지 전국 일제 점검에 나섰어. 불법 현수막 발견하면 강제 철거하고 과태료도 물린다는데, 진작 좀 제대로 단속했으면 아이가 다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싶네. 길 다닐 때 진짜 발밑만 조심할 게 아니라 공중에 떠 있는 흉기 같은 끈들도 잘 살피고 다녀야 할 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