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4개월 만에 카메라 앞에 섰는데 첫마디부터 짠내가 진동을 해. 야구 배트 대신 만두피 쥐어주니까 입이 댓 발 나와서 투덜대는데, 알고 보니 올해 수입이 통장 찍힌 게 0원이라네. 한때 연봉 킹이었던 양반이 수입 0원 소리 하니까 갑자기 거리감이 싹 사라지더라고. 살도 7kg나 빠져서 아이돌용 작은 앞치마 입고 낑낑대는데 영락없는 동네 실직자 형 포스야. 현역 때랑 비교하면 덩치가 반쪽이 된 수준이라 더 짠해 보이더라.
압권은 주식 얘기 나오자마자 바로 정색 타는 부분이지. 수익률 슬쩍 물어보니까 마이너스 30%라고 실토하는데 그 눈빛이 딱 상폐 직전 주주들이나 지하실 구경하는 개미들 표정이랑 똑같아. 종목은 국가랑 관련된 거라는데 설마 우리가 아는 그 전설의 국민주 뭐 그런 거 아닌가 싶어.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풀매수했다가 제대로 물린 모양인데, 계좌 확인 안 한 지 한참 됐다는 말에서 깊은 빡침과 해탈이 동시에 느껴지더라. 역시 주식은 국대 출신도 예외 없이 뚜드려 패는 무서운 놈이야.
평생 야구만 하다가 방송 시작하려니 적응 안 돼서 머리 쥐어뜯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 주변에선 그냥 평소처럼 아무 말이나 싸지르고 오라는데, 프로의 세계가 그게 말처럼 쉽겠어. 결국 카메라 보면서 하트 날리고 대한민국 파이팅 외치며 억지 텐션 끌어올리는데 방송인의 길은 멀고도 험난해 보이더라고. 주식 계좌 파란불 보면서 멘탈 잡는 거 보면 야구로 단련된 강철 멘탈이 이럴 때 쓰이는 건가 싶기도 해. 우리 재균 형님, 방송으로 열심히 돈 벌어서 계좌 복구하려면 앞으로 예능 판에서 부지런히 굴러야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