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 차면 남편이랑은 이제 설렘보다는 의리로 사는 공기 같은 사이가 되기 마련이잖아. 그런데 회사에 웬 선 넘는 빌런이 하나 등장해서 자꾸 평온한 일상을 긁어대네. 처음엔 그냥 넉살 좋은 동료인 줄 알았더니, 점심시간이나 커피 타임마다 남편이랑 카톡은 자주 하느냐, 이제 뽀뽀도 안 하지 않느냐 같은 선 넘는 사적인 질문을 해대서 기분을 아주 잡치게 만든 거야. 정색하고 불쾌한 티를 팍팍 내도 능글맞게 웃으며 다들 그렇지 않냐고 넘기는데 진짜 고구마 백 개 먹은 기분이었겠지.
진짜 사건은 얼마 전 야근 중에 발생했어. 모두 퇴근하고 사무실에 혼자 남아 일하는데, 퇴근했던 이 양반이 술에 거나하게 취해서 다시 기어 들어온 거야. 그러더니 피해자 앞에 서서 한참 쳐다보더니 “남편보다 잘해줄 수 있다”, “다시 설레고 싶지 않으냐” 같은 망언을 배설했대. 단둘이 있는 폐쇄된 공간에서 그러니 얼마나 공포스러웠겠어. 팔까지 잡으려는 거 소리 지르고 겨우 뿌리친 뒤 회사를 뛰쳐나왔는데 진짜 심장이 벌렁벌렁했을 듯 싶어.
더 소름 돋는 건 그다음 날 회사에서의 태도야. 이 빌런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인사를 하네? 술 취해서 기억을 못 하는 척 연기하는 건지, 아니면 피해자 반응 보려고 간 보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서 더 두려운 상황이지. 이런 건 무시가 답이 아니라 당장 녹취나 증거 확보해서 인사과에 찌르거나 참교육을 시전해야 할 것 같아. 평소에 아무리 넉살이 좋아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유부녀한테 저런 소리를 한다는 건 대놓고 선 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잖아. 평온한 가정을 흔들어보려는 수작질이 아주 가관이라 보는 내가 다 화가 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