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야수는 많다더니 블라인드에 진짜가 나타났어. 어떤 공무원 형님이 SK하이닉스에 인생을 걸었더라고. 그냥 매수한 것도 아니고 무려 17억을 빌려서 총 22억치를 풀매수 때려버린 거야. 계좌 인증샷 보니까 손가락이 떨릴 법도 한데 기세가 장난이 아니네. 평균 단가는 165만 원 정도인데 지금 살짝 마이너스 상태라나 봐.
근데 이 형님만 이런 게 아니더라고. 요즘 삼성전자랑 하이닉스가 워낙 잘 나가니까 나만 소외될까 봐 무서운 “포모” 현상 때문에 다들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엄청 늘었대. 금융투자협회 말을 들어보면 신용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니까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모양새야. 작년이랑 비교하면 신용 대출 잔고가 몇 배나 뛰었다니 말 다 했지. 예전에는 급등주나 테마주에나 돈 빌려서 태웠는데 이제는 초대형 반도체 형님들이 그 자리를 차지해버렸어.
이게 이자만 해도 연 7에서 9퍼센트라는데 한 달 이자만 계산해도 웬만한 직장인 월급 몇 배는 될 것 같아. 17억 빌리면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장난 아닐 텐데 말이야. 진짜 야수의 심장이 아니면 감히 엄두도 못 낼 스케일이지. 9월까지가 만기라는데 그때까지 하이닉스 주가가 쭉쭉 우상향해서 이 형님이 웃으면서 졸업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
혹시라도 주가 떨어지면 반대매매 당할 수도 있어서 지켜보는 사람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이야. 다들 투자할 때 조심해야겠지만 이런 화끈한 배짱은 진짜 리스펙트 할 수밖에 없는 듯해. 앞으로 반도체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적어도 이 형님의 야수성만큼은 역대급 실적을 찍은 하이닉스만큼이나 화끈한 것 같아. 과연 이 형님의 결말은 성지글이 될지 아니면 한여름 밤의 꿈이 될지 다 같이 지켜보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