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회 백상예술대상 라인업 보니까 진짜 가슴이 웅장해진다. 영화 부문 대상은 무려 1700만 관객을 모으는 저력을 보여준 “왕과 사는 남자”의 유해진이 차지했고, 방송 부문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현실 공감 연기 제대로 보여준 류승룡이 가져갔음.
근데 이 둘 서사가 진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아서 소름 돋음. 30년 전에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같이 포스터 붙이고 다니고, 조치원 비데 공장에서 같이 땀 흘리며 고생했던 찐친들이 이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시상식에서 나란히 대상을 거머쥐었음. 류승룡이 소감 말하면서 옛날 추억 소환하는데 감동 그 자체였고, 유해진도 잊혔던 극장의 맛을 관객들이 다시 알아줘서 다행이라며 폼나게 소감을 남겼지.
박보영은 TV 부문 최우수 연기상 받고 울음보 제대로 터졌음. 매 순간 자신의 가치와 쓰임을 증명하는 게 버거웠다면서 세상의 모든 사슴과 소라게들에게 오늘 하루 잘 살아보자고 위로를 건네는데 이건 진짜 입덕할 수밖에 없음. 임수정도 어머니 돌아가신 지 4개월 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고백하며 상 받은 게 엄마가 멈춰있지 말고 나아가라고 하는 신호 같다고 해서 현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음.
영화 부문은 박정민이랑 문가영이 최우수 연기상을 챙겼고, 박찬욱 감독님은 작품상 받으면서 인생에서 농담이 얼마나 중요한지 철학적인 조언을 남기심. 화가 나거나 슬플 때도 농담을 시도해야 분노의 에너지를 뺄 수 있다는 말은 진짜 띵언인 듯. 기안84랑 이수지도 예능상 받았는데 이수지는 2년 연속이라 완전 감격한 모습이었음. 뮤지컬 부문 첫 주인공은 “몽유도원”이고 김준수도 상 받았는데, 이번 백상은 역대급 서사들이 쏟아져서 진짜 볼만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