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점검하러 갔다가 졸지에 고고학자 돼서 유물 발굴하고 온 썰 푼다. 70대쯤 돼 보이는 고객이 “우리는 안 먹는 거”라며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주길래 처음엔 인심 좋은 동네 어르신인 줄 알았지. 근데 집에 와서 가방 열어보니까 상태가 아주 가관이더라고. 라면 봉지에 찍힌 유통기한이 무려 2017년 11월 9일이었어. 지금이 2026년인데 거의 9년 전 유물을 하사받은 셈이지.
이게 끝이 아냐. 같이 준 스파게티 소스랑 콩조림 반찬들도 전부 다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녀석들이었어. 결국 쓰레기봉투 절반 넘게 채울 정도로 다 버렸는데, 이게 선물을 준 건지 아니면 나를 인간 쓰레기통으로 본 건지 기분이 묘하더라고. 현장에서는 점검하느라 바빠서 날짜 확인할 틈이 없었는데, 나중에 확인하고 나니까 뒤통수가 얼얼하네.
커뮤니티 반응도 아주 싸늘해. 사람을 대놓고 무시하는 처사라느니, 다음에 가면 정수기 필터도 10년 지난 걸로 갈아 끼워주라는 팩트 폭격이 쏟아지는 중이야. 사실 이런 빌런들이 생각보다 많다는데, 예전엔 경비원 분들한테 상한 음식을 주거나 택배 기사님한테 유통기한 7개월 지난 두유를 준 사건도 있었다고 해.
제발 호의를 베풀 거면 상식 선에서 좀 하자. 먹지도 못할 쓰레기 주면서 생색내는 건 진짜 에바지. 보건복지부 지침에도 기부하려면 가공식품은 최소 한 달은 남아있어야 한다는데, 9년은 진짜 선 넘어도 한참 넘었어. 다들 남의 호의 뒤에 숨겨진 유통기한 조심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