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통장이 실시간으로 녹아내리고 있어. 환율이 드디어 1500원 선을 뚫어버렸네.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이 숫자가 이렇게 호러스러울 줄은 몰랐어.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형님이 아주 기세등등하게 1500.8원을 찍으면서 6거래일 연속으로 거침없이 우상향 중이야. 미국 쪽 물가 지표가 예상을 뛰어넘어 아주 난폭하게 나오는 바람에 인플레이션 걱정이 다시 하늘을 찌르고 있거든. 여기에 중동 쪽 전쟁 기운까지 더해져서 미 연준이 금리를 내릴 생각은 1도 안 하고 있어. 달러 지수도 99를 돌파하며 아주 어깨가 하늘까지 닿았지.
근데 더 어질어질한 건 주식시장이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꿈의 숫자 8000을 잠깐 터치하더니 외국인들이 5조 원어치를 시장에 던져버리는 바람에 순식간에 7500선 이하로 수직 낙하했어. 이건 뭐 조정이 아니라 거의 자유낙하 수준이지. 외국인 형님들의 매도 폭탄 앞에 우리 개미들은 그냥 속수무책으로 휩쓸려 가는 중이야. 하루 만에 6.1%나 급락했다는데 이건 조정이 아니라 거의 타이타닉 침몰 수준 아닐까 싶어.
미국 물가는 안 잡히고 달러는 미친 듯이 비싸지고 외국인은 보따리 싸서 광속으로 도망가고. 진짜 삼재가 따로 없는 기분이야. 내 주식 창은 이미 시퍼렇게 질려서 말도 못 붙이겠고 여행 가려고 야금야금 모아둔 환전 자금도 이제는 그냥 고이 접어야 할 판이지. 이 기세면 한동안은 달러 눈치 보느라 정신없을 것 같아. 다들 멘탈 꽉 붙잡고 있어야겠어. 지금은 관망이 답인 걸까 싶으면서도 텅 빈 내 지갑 보면 그냥 실성한 사람처럼 웃음만 나오네. 한강물 체크하러 가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