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강원도 화천의 한 부대에서 첫 휴가를 딱 하루 앞두고 GOP 폐유류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허원근 일병 사건은 정말 비극적이고 미스터리한 일이야. 발견 당시 가슴에 두 발, 머리에 한 발의 총상이 있었는데, 군 수사기관은 이걸 자살이라고 결론 내렸어. 스스로 가슴을 쏘고 나서 다시 머리를 쏴서 목숨을 끊었다는 건데, 상식적으로 자기 몸에 총을 세 번이나 쏘는 게 가능한 일인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지. 그래서 유족들은 부대 상관에 의한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무려 3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외로운 싸움을 이어왔어.
이 사건은 진실을 밝히는 과정도 정말 험난했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조사 끝에 타살이 확실하다고 발표했지만, 국방부는 특별조사단까지 꾸려가며 자살이 맞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거든. 법정에서도 판결이 계속 뒤집혔어. 1심 재판부는 증거와 법의학 상식을 근거로 타살이라 판단했지만, 2심에서는 다시 자살로 결론이 뒤집혔지. 결국 대법원까지 가서야 자살인지 타살인지 확답은 못 해도, 당시 헌병대가 수사를 워낙 부실하게 해서 진실을 가릴 수 없게 만든 책임은 국가에 있다는 판결이 나왔어.
결국 사건 발생 33년 만인 2017년 5월 16일에야 국방부는 허 일병의 순직을 인정했어.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허 일병이 군 복무 중에 영내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거야. 비록 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100퍼센트 시원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유족들의 끈질긴 노력이 고인의 명예를 지켜낸 셈이지. 한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이 국가의 은폐와 부실 수사 속에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우리 군 역사에 지울 수 없는 아픈 기록으로 남게 됐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