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10살 아들내미가 편지 한 장 슥 내밀길래 부모님은 눈물 쏟을 준비 풀장착하고 있었거든? 근데 편지 열자마자 감동 파괴 제대로 당했음. 무려 “단도직입”이라는 고난도 사자성어를 써가면서 본론부터 박고 시작하더라. 한자 획순 헷갈려서 지우고 다시 쓴 흔적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게 진짜 킹받는 킬포임.
편지 내용은 뭐 대단한 효도 고백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아주 치밀하게 준비된 용돈 인상 요구서였어. 매일 아침 7시 30분 전에 엄빠 깨워주는 빡센 기상 알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수고비가 건당 100원이 말이 되냐면서 아주 당당하게 지분을 요구하더라. 초등학생 경제 관념이 거의 뭐 대기업 연봉 협상급이라 읽는 내내 어이가 없어서 웃음 터지는 줄 알았음.
결국 부모님도 이 당돌한 잼민이의 패기에 백기 들고 기존 100원에서 200원으로 파격 인상해줬대. 비록 수치는 200원이지만 무려 100퍼센트 인상률이라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둔 셈이야. 사실 200원도 요즘 미친 물가 생각하면 편의점 껌 한 통도 못 사는 수준이긴 한데, 이 정도 딜링 능력이면 나중에 사회 나가서 절대 굶어 죽진 않을 것 같아. 벌써부터 자기 몫 확실히 챙기는 거 보니까 미래가 아주 창창함.
어설프게 감동 짜내는 뻔한 편지보다 훨씬 유쾌하고 임팩트 있는 것 같아. 꼬맹이가 지우개 가루 털어가며 “단도직입” 썼을 생각 하니까 귀여워서 벽 부수고 싶네. 이런 반전이라면 부모님도 기분 좋게 용돈 인상 도장 찍어줄 맛 나겠다 싶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