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우주 기술의 심장이라는 항우연 보안 상태가 진짜 레전드다. 국가보안시설 ‘나급’이라는데 퇴사할 때 하드디스크를 그냥 가방에 슥 넣어서 나갔단다. 근데 더 어처구니없는 건 항우연은 이걸 1년 넘게 모르고 있었다는 거다. 위에서 감사 나와서 털어보니까 그제야 “어라? 하드 어디 갔지?” 하면서 허둥지둥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거지.
나간 사람들도 면면이 화려하다. 한 명은 대학교수로 가 있고, 다른 한 명은 우주항공청으로 자리 옮겨서 잘 먹고 잘살고 있었단다. 우주 중점 기술 개발하던 국책사업 담당자들이라는데 하드디스크를 무슨 퇴직 기념품 챙기듯이 들고 나가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 경찰은 이제야 이 사람들 소환해서 하드 안에 뭐가 들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들고 튀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는데 뒷북 제대로 치는 모양새다.
사실 항우연 보안 뚫린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23년에는 연구원들이 하드디스크를 제멋대로 붙였다 뗐다 하면서 기술 자료 몰래 봤다는 의혹 터졌고, 작년에는 누리호 개발 참여자가 자료 유출해서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심지어 퇴직 예정자가 가족이랑 같이 와서 자기가 쓰던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나간 적도 있다는데 이 정도면 국가보안시설이 아니라 거의 동네 오픈하우스 수준 아니냐.
항우연 측은 올해부터 자료 암호화하고 새 보안 솔루션 도입해서 관리 빡세게 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이미 털릴 대로 털린 거 아닌지 걱정부터 앞선다. 우주로켓 쏘아 올리는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이라면서 보안 의식은 아직도 구석기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아서 참 씁쓸하다. 앞으로는 제발 하드디스크 좀 잘 챙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