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 찍었다고 다들 축제 분위기일 때, 남몰래 증권사 형들한테 돈 빌려서 풀매수 때린 사람들 지금 눈물 콧물 쏙 빼고 있을걸. 8000선 터치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수직 낙하하면서 어제 하루에만 1500억 원어치 주식이 강제로 팔려나갔대. 이게 말이 1500억이지, 31개월 만에 최고치라는데 정말 “빚투”의 최후가 뭔지 제대로 보여준 셈이지. 사실 8천피라는 숫자가 주는 마력이 엄청나긴 했나 봐. 너도나도 달려들어서 미수 풀매수 버튼을 눌러댔으니 말이야.
지난 15일에 8천피 찍고 환호성 지를 때 무리하게 들어간 게 결국 화근이었어. 고점 판독기라도 돌린 건지 귀신같이 그때부터 떨어지니까 증거금 부족하다고 증권사가 기계적으로 매도 버튼을 냅다 눌러버린 거지. 내 돈도 아닌 돈으로 버티려니 버텨지겠냐고. 3일 동안 무려 3000억이 반대매매로 공중분해 됐다는데 이 정도면 거의 주식 시장판 잔혹 동화 수준이야. 세력들의 설거지 타임이었는지 차트가 아주 그냥 미끄럼틀을 타버렸거든.
더 킹받는 건 오늘 주가가 다시 7800선까지 반등했다는 사실이지. 근데 이미 강제 청산당해서 탈탈 털린 개미들은 이 반등을 그냥 손가락만 빨면서 구경해야 해. 남의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질렀다가 상투 잡고 지옥 구경 제대로 한 뒤에 기차 떠나보낸 격이야. 증시 대기 자금인 예탁금도 며칠 사이에 11조 넘게 빠져나간 거 보면 다들 멘탈 바사삭 돼서 시장 떠난 모양인데, 역시 주식은 내 돈으로 여유 있게 해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하루였어.

